독립기념관에 들어서면 괜스레 마음이 뭉클해집니다. 치열했던 독립항쟁의 열기가 고스란히 느껴져서 일까요. 아니면 보는 순간 압도적인 높이에 흠칫 놀라 한걸음 물러서게 된다는 겨레의 탑과 겨레의 집 규모 때문일까요. 그것도 아니면 바람에 휘날리는 815기 태극기의 웅장함 덕분일까요.
흑성산을 배경으로 총 120만 평 부지 위에 지어진 독립기념관은 대한민국의 5000년 역사를 고스란히 배울 수 있는 공간입니다. 동양 최대의 기와집인 겨레의 집 뒤편을 따라 총 7개의 전시관이 마련되어 있죠. "오랜만에 독립기념관에 가볼까?" 신록이 넘실대는 5월 어느 날, 천안시 동남구 목천읍에 자리한 독립기념관으로 향합니다.
볼거리가 쏠쏠한 독립기념관, 입장료는 무료이지만 차량 이용 시 주차비는 있습니다. (소형 2,000원/ 대형 3,000원) 대중교통 이용자는 나름 이득이죠? 물론 휴관일(매주 월요일,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개관)과 영업시간 종료 뒤에는 주차비 무료.
독립기념관에는 전시관만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독립기념관을 뺑 둘러 걸을 수 있는 단풍나무숲길, 잉어떼가 가득한 백련못(연못), 더 오래 이 정취를 누릴 수 있는 캠핑장까지 곳곳에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죠.
겨레의 탑을 지나 겨레의 집으로 가는 길, 양옆으로 815기의 태극기가 보입니다.
연중 태극기가 게양되는 '태극기 한마당'. 그 곁에 벤치에 앉아 한참을 바라봅니다.
독립기념관이 더욱더 특별한 이유는 국민들이 뜻을 모아 조성된 공간이라는 점입니다.
1982년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에 대응하기 위해 범국민적인 모금 운동이 벌어졌고,
1987년 8월 15일 독립기념관이 설립되었죠.
그렇게 모인 국민성금만 하더라도 대략 500억에 달했다고 합니다.
여섯 개의 전시관을 지나 제7관인 특별기획전시실로 향합니다. 매번 다른 전시가 열리는 특별기획전시실. 특별기획전시실은 두 개로 나뉩니다.
1 전시실에는 4월 30일부터 7월 18일까지 '한글, 독립을 꿈꾸다' 전시를 볼 수 있고요.
2 전시실에는 3월 1일이부터 5월 30일까지 '간직하고 싶은 순간, 잊지 못할 기억' 전시를 볼 수 있습니다. 2 전시실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사진 속 독립운동가를 만나볼 수 있는 특별 기획전입니다.
1. 독립기념관 특별기획전시실 1 - 한글, 독립을 꿈꾸다
민족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 한글, 한글은 민족의 뿌리와도 같습니다.
기증받은 원본 자료를 볼 수 있는 '한글, 독립을 꿈꾸다' 전시는
일제 탄압 속에서도 이 소중한 한글을 지키기 위해 앞장선 사람들의 활동과 더불어
한글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전시였습니다. 발걸음을 돌려 제2전시실로 향합니다.
2. 독립기념관 특별기획전시실 2 - 간직하고 싶은 순간, 잊지 못할 기억
: 사진 속 독립운동가를 다시 만나다.
"고향에 계신 부모 형제 동포여! 더 살고 싶은 것이 인정입니다.
그러나 죽음을 택해야 할 오직 한 번의 가장 좋은 기회를 포착했습니다.
백 년을 살기보다 조국의 영광을 지키는 이 기회를 택했습니다.
안녕히, 안녕히들 계십시오."
- 윤봉길, '동포에게 보내는 글' 중에서 -
사진과 함께 실린 편지 글귀가 마음에 콕콕 박히는 기분이 듭니다.
나라를 되찾기 위한 그들의 항쟁, 독립운동가들도 결국 한때는
평범하게 꿈을 꾸며 살아가는 평범한 소녀소년이었다는 사실이 새삼 마음을 뭉클하게 합니다.
이번 전시에는 송종익 결혼식 사진 등 총 63점의 사진 자료와 더불어
안창호가 딸 수라에게 쓴 엽서 등 총 30여 점은 실물 자료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총 네 개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1부 <꿈 많던 시절, 함께한 친구와 선생님>
2부 <독립운동의 원동력, 소중한 가족>
3부 <또 다른 가족, 동료와 이웃>
4부 <헤어짐의 시간, 안타까운 이별>
독립기념관은 천안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명소죠? 독립운동가분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되새기며 걷기에도 좋은 곳! 한가로운 주말, 초록 잎이 넘실대는 독립기념관에서 공부도 하고 쉬어가는 하루를 보내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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