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년 부터 천안시민들의 약이 되어준 "대명약국"
안녕하세요. 시민리포터 이지현입니다.
천안에만 약국이 300개가 넘는다고 합니다. 가벼운 증상의 약은 편의점에서도 살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옛날에는 지금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병원도 전국에 몇 개 없었고, 약국조차도 찾기 어려운 시대가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아파도 치료할 곳도, 약을 구할 곳도 찾기 어려웠던, 그런 시절이 었었습니다. 영성동 대명약국은 천안에 세번째 문을 연 약국입니다. 천안에 단 몇개의 약국만이 존재 할 때가 있었다는게 놀라울 따름인데요. 천안 약국의 역사와 같은 곳에 찾아가봤습니다.
대명약국은 1963년에 열었습니다. 약사 안범기씨는 대학 졸업 후 고향인 천안에 약국을 열기로 했습니다. 그시절은 어려운 시절이니까 돈이 없어서 장리쌀을 빌려 세를 얻어 어렵게 시작을 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가득차있는 진열장이지만, 초반엔 진열장에 약을 채워놓을 돈이 없어 다 팔고 난 빈곽을 다시 접어 진열을 하곤 했다고 합니다. 손길을 타 반들반들한 진열장이 세월의 흐름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약국에서 직접 약을 제조했었습니다. 저도 어렸을 때 감기가 걸리면 길건너 약국에 가서 약을 지어오곤 했는데요. 약포지에 담긴 가루약을 물에 개어 먹이던 어머니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그땐 병원보다 약국이 더 가까웠던 것 같습니다.
대명약국은 밤새 불이 꺼질지 몰랐습니다. 약국 덧문을 걸고 자려고 누우면 밤중에 아이가 열이나 보챈다며 닫힌 문을 두드리는 애엄마를 그냥 보낼 수 없어 약을 챙겨주고 다시 누우려고 하면 이번엔 배가 아프다고 오는 사람이 문을 두드렸습니다. 그래서 대명약국은 밤 12시까지도 문을 열곤 했다고 합니다. 그 시절 대명약국을 찾던 사람들은 지금도 오랜 단골이라고 합니다.
천안에 단 몇개만 있던 약국이 300개가 넘어갈 때까지, 그 자리에서 굳건히 자리를 지켜온 대명약국은 천안 약국의 역사가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오랜시간 꾸준히 애정으로 관리한 것이 느껴지는 물건들을 보니 그들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지금은 많은 것들이 변했지만, 대명약국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고, 사람들은 대명약국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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