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끝자락에 성거읍 천흥리 천흥저수지에서 연둣빛 여린 줄기끝에 매달린 황금빛 금계국을 만났습니다. 성거산에 둘러싸인 천흥저수지는 계절에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하다 오며 가며 들리는 곳입니다. 잔잔한 호숫가 주변으로 병풍같이 펼쳐진 성거산과 드문드문 들어선 집들이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냅니다.
파란 하늘과 흰 구름이 멋진 어느 날 카메라 하나 둘러메고 찾은 천흥저수지는 작년과 다른 모습으로 저를 맞이해주었습니다. 천흥저수지 주변으로 금계국이 더 화려하게 피어있기도 했고, 수변데크로드를 만들어 놓아 차로만 돌아볼 수 있었던 저수지 주변을 두발로 산책을 하며 한 바퀴 돌아볼 수 있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천흥저수지 주변에는 성거산과 만일사, 천주교 성지, 천흥사지 5층 석탑, 당간지주, 전통사찰 등 둘러볼 곳이 많은 곳입니다. 작년만 해도 천흥저수지 둑의 금계국만 살짝 보고, 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만 하고 가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수변산책로가 생기면서 저수지 주변에 차를 세우고 내려서 천흥저수지 주변을 걷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습니다.
저수지 수변산책로를 따라 천천히 걷다 보니 천흥저수지 주변에 핀 꽃들과 물고기, 새들을 유심히 관찰하게 됩니다. 저 역시 계절마다 자주 오가며 천흥저수지 보아왔었는데요, 길이 이어지지 않아 금계국만 보고 둘레길은 매번 차로 휙 돌고만 갔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오늘은 금계국을 구경하다가 수변데크로드를 한 바퀴 돌아볼까 하며 걷다 보니 천흥저수지 주변에 핀 다양한 꽃들을 처음으로 유심히 보게 되었습니다.
5월 이맘때면 함께 피는 꽃이 있는데요, 아카시아꽃과 찔레꽃입니다. 전에는 천흥저수지 주변에 이렇게 향기로운 꽃이 피었는지 몰라봤습니다. 아카시아꽃과 찔레꽃은 탐스러운 흰 꽃도 이쁘지만 향이 좋아 사람들이 좋아하는 꽃이기도 합니다. 같은 시기, 비슷한 장소에 함께 피어있어 사람들의 눈과 코를 즐겁게 만들어주는 꽃입니다. 걷다 보면 아름다운 꽃과 향기에 잠시 발걸음을 멈추게 만드는 꽃입니다.
수변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니 처음으로 마주하는 천흥저수지의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수변데크로드가 생기기 전에는 자세히 천흥저수지를 들여다볼 기회가 없었습니다. 처음으로 천흥저수지 맑은 물에 비친 하늘과 구름, 산의 모습을 보며 한동안 걸어가지 못하고 감상을 하게 됩니다. 수채화로 그려낸 풍경이 있다면 이런 모습일까요?
천천히 걷다 보니 다시 천흥저수지 둑으로 돌아와 황금빛 금계국을 만났습니다. 상쾌한 바람에 하늘거리는 금계국을 손가락 사이에 끼고 꽃반지 인척 껴보기도 하고, 금계국이 주인공인 풍경에 살짝 지인의 모습도 끼워 사진을 찍어보았습니다.
천흥저수지 둑의 금계국이 아직 만개한 것은 아닙니다. 해가 잘 드는 쪽에 피어있는 금계국을 사진에 조금 담아온 것입니다. 반대쪽 금계국은 아직 깨어날 준비도 안되어있는 듯합니다. 늦은 6월까지 피는 금계국은 오래도록 꽃을 볼 수 있어 사람들이 좋아하는 꽃입니다.
금계국의 꽃말이 상쾌한 기분이라고 하는데요, 큰 금계국 꽃을 보면 그런 기분이 절로 듭니다. 5월 말로 접어들면서 한낮의 기온은 여름과 다름없이 덥게 느껴집니다. 점점 더워지는 날씨에 지치고 힘들다면 숲이 있는 천흥저수지 수변데크로드를 걸으면서 시원하게 금계국을 감상하며 힐링하는 시간을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
